거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이민영
[거제뉴스아이] 선선한 바람과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은 캠핑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가족, 친구와 함께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소중한 휴식이 된다.
하지만 즐거워야 할 캠핑이 한순간의 부주의로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일산화탄소는 탄소를 포함한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기체다. 냄새나 색깔로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혈액의 산소 운반을 방해해 두통과 어지럼증, 구토 등을 일으킨다.
고농도에 노출되면 의식을 잃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텐트처럼 공간이 좁고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는 위험이 빠르게 커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장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난방기구와 화기의 사용 원칙을 지켜야 한다. 추운 날씨에 체온을 유지하려고 텐트 안에서 숯불이나 화로를 사용하거나 연소식 난방기구를 환기 없이 사용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불씨가 꺼진 것처럼 보여도 숯에서는 일산화탄소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숯불과 화로는 텐트 안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말고 취침 전에는 반드시 안전한 장소에서 완전히 처리해야 한다. 차량 캠핑 역시 예외가 아니다.
차량 내부에서 연소식 난방기구를 사용하거나 배기가스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에서 장시간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 차량의 시동을 켜 둔 채 잠드는 행동도 주변 환경과 배기가스 유입 가능성에 따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캠핑을 떠나기 전에는 일산화탄소 경보기와 소화기 등 안전장비를 준비하고 경보기의 작동 상태와 배터리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경보기가 있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연소기구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환기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며 경보기는 추가적인 안전장치로 활용해야 한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일산화탄소 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즉시 안전하게 실외로 대피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구조를 위해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 다시 들어가는 행동은 구조자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소방은 사고가 발생한 뒤 신속하게 대응하는 역할뿐 아니라, 시민들이 위험을 미리 알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철저한 대비가 이루어지더라도 일상 속 안전수칙을 지키려는 실천이 없다면 사고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
가을 캠핑은 자연을 즐기고 가족과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행복한 시간이어야 한다. 잠깐의 편의를 위해 안전수칙을 소홀히 하지 말고, 출발 전 장비를 점검하고 현장에서는 화기 사용 원칙을 지키자. 안전은 번거로운 절차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약속이다.
올가을, 안전수칙을 지키는 작은 실천으로 나와 가족,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한 캠핑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