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뉴스아이] (주)반도건설이 경남 거제에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인접 국제외국인학교에 소음, 진동, 분진 등으로 시설파손, 학습권 침해, 경제적 손실 등의 피해를 입히고도 배짱 대응으로 일관해 학교 측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반도건설 측은 특히 아파트 건설공사 준공을 3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도 학교 측에 피해 보상 등 구체적인 조치를 미루고 있어 학교 측으로부터 “거제시로부터 준공검사를 받을때까지만 버티자는 행태 아니냐”는 따가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거제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총교장 김경석)는 12일 오전 10시 거제시 옥포동 소재 학교에서 '거제 반도유보라 공사로 인한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 피해복구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학교 교장과 관계자, 거제시의회 부의장인 최양희 의원을 비롯해 거제시청, 거제교육지원청 실무 관계자, 반도건설 관계자 등 총 20여명이 참석했다.
김경석 총교장(Kevin Kim)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작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공사현장에 대해 우려를 했고 실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심한 진동, 소음, 그리고 학교로 쏟아져 들어오는 분진 때문에 학생들과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많았다”면서 “결국 참다못한 학부모들은 학생을 전학시키거나 입학을 취소하는 바람에 학교는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 총교장은 “법적분쟁에 대해 환경위원회에 제소하거나 소송도 고려했지만 교육을 하는 학교의 장으로서 자제를 해왔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거제시와 반도건설 측을 믿었기 때문에 조치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거제시와 반도건설측은 실질적인 대응을 거의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심지어 가림막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 많은 분진을 1년 이상 일으키는데도 어떻게 주무 관청에서 관리 감독도 하지 않고 허가를 내주고 공사 중단을 하지 않는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크나큰 실망감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개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 이전에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모두가 상생하는 파트너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과의 상생, 신뢰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유감스럽게 상생소통과 신뢰지향, 그리고 나눔경영이라고 하는 핵심가치를 내세우고 있는 반도건설과의 의사소통은 거의 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김 총교장은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는 세계최고의 교육을 통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수주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고 거제시에 인구 유입 및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에는 여름 영어캠프에는 거제관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무료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는 거제 지역사회와 협력해 다양한 기여방안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작은 학교에서조차 지역사회에 기여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반도건설과 같은 대기업에서 교육시설과 학생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도 나몰라라 하는 것은 부정적인 건설사의 이미지만 가중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 학교의 교장인 Mr. Graham John Horton은 피해 사실에 대한 발언에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등으로 인해 학부모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면서 학교 주변에 건설을 하는데 거제반도유보라처럼 무질서하고 피해를 줌은 물론,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건설현장은 처음 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외국인 교장은 “학생들은 중요한 보물과 같은 존재이고 보호를 해야 하는데 공사로 인해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항의에 지친 학부모들은 거제반도유보라의 무책임한 공사로 인해 학교를 떠나갔고 등록하려고 했던 학생들도 등록을 취소한 경우도 많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울러 “거제반도유보라 측은 학교주변에 건설을 하면서도 학교에 소음, 분진 발생 등의 일정 등에 대해서도 아무런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학습 계획을 세워 외부 학습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하면서 심각했던 학습권 침해를 강조했다.
이어진 학교 측 실무자(김라이 행정지원팀장)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분진, 소음, 진동 등으로 인한 피해 영상과 파손된 시설물과 이로 인한 누수, 그리고 학교 진입로 주변도로 손상 등의 사례를 설명했는데 해당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거제반도유보라 측으로부터의 심각한 피해현장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이 실무자는 “건설사 측에 학생들의 통학시간만이라도 터파기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했는데도 반도건설 측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해 학생들이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등교하는가 하면 소음 등에 공포를 느끼고 등교를 하지 않는 일까지 발생했다”면서 “착공부터 1년 이상의 기간 동안은 소음, 분진, 진동 등으로 인해 실내 수업밖에 할 수 없었고 교육환경은 그야말로 생 지옥과 같았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한 “거제시와 거제반도유보라의 반도건설 측에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돌아오는 것은 거제시의 무성의하고 방관적인 답변과 건설사의 무대응이었다. 반도건설 측은 한술 더떠 학교 시설물 피해는 학교를 시공한 건설사가 잘못 지었기 때문이고 분진 발생은 학생들이 운동장을 뛰어놀면서도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반도건설은 어떠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심지어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하면서 연락도 회피하는 등 시간끌기 작전을 구사했다”고 분노했다.
학교 측은 이에 따라 ▲거제반도유보라 측(반도건설)은 거제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의 교육시설에 대한 조속한 피해복구 시행 ▲학생 전학·입학취소 등 경제적 피해 및 건강권 침해에 대한 성의있는 보상 시행 ▲거제시의 거제반도유보라의 공사중단 즉각 실행 ▲이같은 피해복구 및 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거제시의 준공승인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 담당자는 “현장소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공백은 있었으나 학교 측의 연락을 회피한 것은 아니고 요구사항을 검토 했다”면서 “공사 현장과 학교 경계 부분은 장소가 협소해 가림막 설치를 할 경우 천공 작업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최소가림막만 설치 후 작업했다”고 말해 분진 피해 발생 등의 일부사항은 시인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이어 “피해관계는 객관적인 자료로 판단하게 된다. 학교 측의 피해 주장과 거제반도유보라의 아파트 공사와의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아 판단하기가 어렵다”면서 “이 학교 건물도 암반위에 기초를 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침하하거나 벽 갈라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해 이 학교를 건설한 시공사의 탓이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김경석 총교장(Kevin Kim)은 이에 대해 “반도건설 측은 시종일관 책임도, 피해를 준 것도 없다는 식으로 강변한다”면서 “현재 반도건설과 달리 학교와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사 측은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어 같은 건설사라도 상생이나 도덕성 측면에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피해 상황을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어필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최양희 거제시의원은 “영상 촬영된 건설현장의 비산먼지 발생 상황만 봐도 학교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상상을 초월해 보인다”면서 “이 비산먼지가 학교와 주변에 날려 학생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을텐데 건설사 측과 감독관청은 뭘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학교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의회에서 따져봐야 할 심각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해당 공사 현장에 학습권 침해 등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시했으며 현장에서 소음 등 계측관리가 실시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대책회의에서 학교 측과 건설사 측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9월 22일 다시 만나 보상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거제시와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 등에 따르면 거제반도유보라아파트는 2021년 10월부터 옥포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 292세대 신축 아파트 터파기 공사가 시작됐다. 암벽파쇄 공사 종료까지는 약 3개월이 걸렸으며 오는 12월쯤 준공 예정이다. 공사 현장과 외국인학교는 왕복 2차선 도로 하나를 두고 인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