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과 함께한 즐거운 추억여행 ‘보성 세계 차 EXPO’
민속씨름과 함께한 즐거운 추억여행 ‘보성 세계 차 EXPO’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23.05.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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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청 이다현 25번째 무궁화장사, 서민희 국화급 준우승

[거제뉴스아이] 5월 2일 전남 보성군 다향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대한체육회장 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보성을 향해 출발했다. 님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중 순천 방향 섬진강 휴게소에 잠시 들러 늦은 점심을 먹고 보성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조금 넘었다. 보성은 녹차의 고장이다. ‘녹차 수도, 보성’이라는 표어를 곳곳에서 만난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버스에도 보성 읍내 곳곳에도 표어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음식점에서 녹차 먹인 돼지(녹돈), 길목에서 녹차 호떡을 판매하는데 입맛을 절로 다시게 한다. 1박 2일 머물 예정인 율포해수욕장에 위치한 ‘율포 봇재가든민박집’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었다. 마침 여자부 단체전 예선경기와 여자부 체급별 개인전 결승경기가 하루 남았고 처음 방문하는 관광명소이기에 ‘보성 세계 차 축제장‘의 이모저모를 취재해 보았다.

행사장인 ’한국 차 문화공원‘에 도착해 보니 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대단지 녹차 밭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보성녹차밭은 2013년 미국 CNN이 발표한 ’세계의 놀라운 풍경31선‘에 소개되기도 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머무는 곳마다 푸름이 가득한 보성녹차밭을 난생처음 걸어보니 장거리 운전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북돋아 준다.

’천년의 보성 차, 세계를 품다‘란 주제로 시작된 이번 축제는 초록의 싱그러움과 함께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였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대면으로 관람할 수 있게 되어서인지 ’한국 차 문화공원‘ 행사장에는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볐다. 사람 구경이 최고의 구경이 되는 날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봄비가 내라는 가운데 녹차 먹거리 장터와 보성국악단의 보성별곡, 황금 녹차 경매장, 녹차 염색 패션쇼, 변사극 레토르 춘향전, 월드 매직쇼 등 다채로운 행사와 무형문화재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2시간 남짓 보성녹차밭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율포해수녹차센터로 향했다. 보성 여행은 차향과 바다 향이 넉넉하게 어우러진다. 보성 율포해수녹차센터로 가는 길은 들어서는 어귀부터 설렌다. 행사장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니 굽이굽이 차밭 언덕길이 이어진다. 회천면 로타리를 돌아 율포리 해안도로를 지나는 길은 푸른 남해가 동행이 된다. 해수녹차센터는 차밭 길과 해변 길이 만나는 끝자락에 남쪽 바다를 끼고 자리 잡았다.

해수녹차센터의 자랑은 3층 노천탕이다. 센터 측에 따르면 이곳 욕탕은 지하 120m에서 끌어 올린 암반 해수를 원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따뜻한 노천탕에 누워보니 푸른 바다의 싱그러운 공기가 얼굴을 감싼다. 득량도와 바다 건너 고흥반도가 아스라이 보인다. 여기에다 노천탕 앞에는 드넓은 득량만 바다와 솔숲이 펼쳐져 있다.

저녁 무렵 행복한 먹거리 추억으로 기억될 ’보성 녹차 떡갈비 원조집’으로 향했다. 노천탕을 빠져나와 20여 분쯤 달렸을까 빠듯한 일정으로 허기진 필자를 반기는 보성 녹차 떡갈비 집이 보인다. 보성 현지인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여행객들의 발길을 끄는 이 집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매일 녹차를 먹인 좋은 육질의 소, 돼지만을 선별해 음식의 질을 높인 때문인지 잡내 없이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양념 맛도 좋다. 특히 달구어진 돌판은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더욱 좋다. 거기에 막걸리까지 곁들이니 꿀맛!

3일 아침. 개운하게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 후 숙소 옥상에 올라가 율포해수욕장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면서 절로 마소가 지어졌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필자는 숙소 인근에 있는 ‘만리회관’으로 향했다. 소박한 어촌 풍경과 함께 아침을 확실히 먹기 위해서이다. 전라도 보성 맛집으로 불리기 손색없을 만큼 바지락국 하나에 아침이 시원하다.

살이 탱글탱글 살아 있는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국이 일품이다. 가까운 갯벌에서 나오는 바지락을 해감해서 끓였을 뿐인데 시원하다. 숙소 앞은 율포솔밭해변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어 호젓한 봄 바다를 산책하기에 좋다. 1km 남짓한 모래 해변 곳곳에 있는 짱뚱어 고깃배를 감상하며 걸어 나오니 양손으로 하트를 만든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마침 이른 아침에 산책 나온 젊은 커플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여 휴대폰에 남겼다.

내친김에 마지막으로 포트 존에서 율포해수욕장과 나란히 이어진 해송 숲길의 솔향을 맡으며 상쾌하게 씨름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축제에서 단연 인기는 다향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제1회 대한체육회장 기 전국장사씨름대회’다. ‘보성 차 축제’ 사상 처음으로 보성에서 열리기 때문에 올해 보성 세계 차 축제장에는 6개국 차 문화전시와 씨름, 보성 녹차 마라톤대회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

12시 50분, 우리 선수단이 출전하는 여자부 개인별 장사결정전을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여자씨름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요즘, 뜨거운 시선이 여자부 단체전과 여자부 체급별 개인전이 열리는 보성다향체육관에 쏟아지고 있다. 특히 명문 팀인 거제시청씨름단을 바라보는 국내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거제시청에 입단한 매화급 이나영 선수 부모님이 딸이 경기하는 모습을 관중석에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갔다. “올해가 가장기억에 남습니다. 거제시청에서 입단제의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 모두가 기뻐했어요. 우승제조기 별명처럼 유명한 최석이 감독님과 기라성 같은 거제시청선수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에 부모로서 마음이 벅찼습니다. 거제상문고를 졸업한 나영이가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성장하는 게 보여 자랑스럽습니다.”

딸바보 아빠 이승철 씨(55세)와 자식 사랑에 대해 가슴 터놓고 얘기를 나누었다. 국화장사 결정전이 시작됐다. 거제시청소속 국화급(80Kg이하) 서민희 선수가 출전하자 “서민희 파이팅”이라고 관중들이 큰 소리로 응원을 보낸다. 서민희 선수의 힘찬 몸짓에 관중들도 환호한다. 서민희는 예선전에서 국화급 절대 강자 박민지(영동군청), 이세미(구례군청)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반드시 우승 메달을 목에 걸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상대 선수는 안산시청 정수영 선수다. 결승전답게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결승에 오른 서민희가 긴장 한 탓인지 두 판 연속 되치기와 잡채기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정상을 향해 한발 다가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아쉬움도 잠시 곧이어 이다현 선수가 무궁화급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는 베테랑 최희화(안산시청)를 꺾고 결승에 오른 임수정(영동군청) 선수였으나 이다현의 패기가 상대를 압도했다. 첫판 들배지기로 임수정을 눕혀 기선을 제압한 그는 둘째 판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기습들배지기 공격을 시도하며 순식간에 승부가 끝나버렸다.

2020년, 무궁화장사 전관왕 위업을 달성하며 모래판 ‘돌풍’을 일으킨 이다현은 무궁화급만 따지면 통산 24번째, 여자 천하장사까지 합치면 25번째다. 더불어 올해는 설날대회, 회장기대회, 평창대회에 이어 4관왕을 달성했으니 ‘보성차축제’의 날인 이날은 씨름의 여제를 알리는 뜻깊은 날이었다.

이번 보성 나들이는 천년을 이어오는 보성 차 축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장사씨름대회가 열리게 되어 다채로운 행사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고 전남 보성 향토 음식인 녹차 떡갈비, 바지락국, 꼬막무침, 짱둥이탕, 녹차 호떡의 맛과 싱그러운 녹차밭 향기를 맘껏 느껴 봤으며 특히 무궁화급 이다현, 국화급 서민희 선수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여 보람찼다.

글· 손영민/거제시청씨름단 명예부단장
사진/보성군 문화관광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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