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민의 날, 길거리씨름대회 모래판 시민들 ‘으랏차차’
거제시민의 날, 길거리씨름대회 모래판 시민들 ‘으랏차차’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22.10.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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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민의 풍물기행-민속씨름과 함께한 즐거운 추억여행

[거제뉴스아이] 청 샅바와 홍 샅바가 팽팽한 맞대결을 펼친다. 으랏차차 한 선수가 둥실 하늘로 떠올랐다가 모래판에 나동그래지자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한다. 거제시와 거제시씨름협회(회장 문지훈)가 실시하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길거리씨름 한판 현장의 풍경이다.

3년 만에 개최되는 제28회 거제시민의 날 축제장에서 거제시가 주최·주관하고 거제시씨름협회가 후원하는 ‘길거리씨름대회’가 펼쳐져 시민의 날 축제장을 찾는 거제시민에게 전통 민속스포츠인 씨름체험을 선보여 서로 즐길 수 있는 놀이이자 볼거리제공으로 전세대가 함께 웃고 땀 흘리며 가을휴가의 짜릿한 추억을 맛볼 수 있었다.

길거리 씨름대회는 축제지역에서 남·여 관람객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잠가신청서를 받아 누구나 참가 할 수 있는 오픈 형 행사다. 참가자전원에게 티셔츠와 반바지를 주며 수상자에게는 상금(1위 20만원, 2위 10만원 공동3위 5만원)도 있다.

거제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씨름장에 도착하니 이기훈 거제부시장을 비롯해 원태희 관광체육국장과 생활체육과 직원들이 대회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이날 대회에는 거제시민 40명이 참가했다. 어린이까지 합하면 총 50여 명의 선수들이 샅바를 잡는다. 길거리씨름대회가 거제시민의 날 축제장에서 처음으로 열리게 된데는 거제시청씨름단 최석이 감독(51세)의 힘이 컸다.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우리 씨름계로서는 이번 길거리대회가 굉장히 중요한 기회입니다. 거제시청씨름단선수와 거제 남·여 씨름동호회, 산업근로자, 학생, 어린이들이 다 혼연일체가 되어서 씨름의 인기를 되살려 봐야지요. 거제가 화덕이 되어 생활씨름이 화악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노력해서 모두가 함께 흥겹게 어울릴 수 있는 마당을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거제시민들의 시선 역시 따뜻하기 그지없다. 특히 대회를 위해 거제시씨름협회 임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문 회장은 “거제씨름대회 뿐만 아니라 각종전국장사씨름대가 있을 때마다 저희씨름협회가 앞장을 서고 있습니다. 거제시민의 날을 맞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자는 대회 아닙니까. 저희가 돕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해양· 관광도시 거제에서 우리 전통씨름을 되살려보자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요.” 문 회장은 어렸을 때 학교운동장에서 씨름을 많이 하고 놀았다며 활짝 웃는다.

이날 길거리씨름대회가 열리는 거제종합운동장에는 거제오광대 놀이패와 지역예술인공연 등이 이어져 시민의 날을 맞아 씨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씨름장 바로 옆에는 음식문화 한마당장터 코너도 마련돼 있다.

오전 10시30분이 되자 거제종합운동장에 설치된 특설씨름장에 참가신청을 하기위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곧이어 선수들이 등장하고 씨름대회를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지금부터 거제시민의 날 기념하는 길거리씨름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거제시청씨름단 최석이 감독의 멘트와 더불어 거제시청소속 이다현, 한유란, 최다혜, 서민희 선수가 등장해 씨름의 손기술, 다리기술, 뒤집기기술 등 4가지 기술씨름의 시범을 보이자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서 거제시청소속 한유란 장사와 정수연(대우해양조선근무)씨의 남·여 씨름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때 매화장사 한유란의 인기를 실감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어린이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한유란!!한유란!” 승리를 바라는 함성이 거제종합운동장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남자선수를 상대로 들배지기로 제압하는 한유란 장사의 화끈한 이벤트경기를 지켜본 한 관람객은 “TV에서 여자씨름경기를 자주 봐왔는데 한유란 매화장사 정말 대단합니다.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며 어린이체험교실이 이어졌다. 증평군청씨름단 선수출신 서정원 씨가 주심을 맡고 거제시청씨름단 선수들이 부심, 진행요원을 각각 맡아 즉석어린이씨름대회가 펼쳐졌는데 거제시청여자씨름단 선수들이 1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씨름샅바를 메워주자 아이들은 재롱을 떨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초등학생대결에서는 최호연(9세) 여자어린이가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남자어린이(11세)를 2판 연속으로 제압하는 진풍경을 보여주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낮12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남·여 최종우승자를 가리는 씨름경기가 시작됐다. 푸짐한 상금과 기념품까지 곁들여져 씨름에 문외안인 관람객들도 심심할 틈도 없다.

오늘의 MVP는 단연여자부결승에서 맞붙은 ‘거제아줌마씨름단(아씨단)’ 회원들이 1위, 2위를 차지해 관중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1위를 차지한 추명화 씨는 축제를 즐기고 씨름을 하며 입상상금 덕에 풍족한 휴가를 보내게 됐다”며 즐거워한다.

이번 길거리씨름대회는 남자부에 1위 김창식(연포면) 2위 정수연(옥포2동), 공동3위 이태규, 김영호 씨가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는 1위 추명화(고현동), 2위 박지혜, 공동3위 조환희, 서명경 씨가 각각 차지했다.

글·사진 /손영민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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