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제의 창의적 거버넌스 리더십
[기고] 거제의 창의적 거버넌스 리더십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7.07.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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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항상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지적을 해 달라.”
“백성들이 어디가 아픈지 알려 달라.”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함께 만들어가자.”

이학박사 윤석봉
전 동의대 수학과 교수

현대 사회에서 세종과 같은 리더십을 찾거나 바랄 수는 없다. 그만큼 세종의 리더십은 독보적이며 헌신적이며 게다가 본인에게는 대단한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세종의 수많은 리더십의 모습 중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을 발견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일본전산이라는 기업은 매우 창의적인 곳으로 소문이 나 있다. 광디스크 모트, 디지털카메라 셔터, 가전용 초소형 모터, 액정 유리 운송용 로봇 등에서 몇 년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짓을 한다. 

큰 소리로 말하기, 밥 빨리 먹기, 화장실 청소시키기 그리고 오래달리기를 통해 사원을 뽑는다. 웬만큼 머리가 이상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예를 살펴보면 거제시나 기업의 창의성은 무엇이 결정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리더의 창조적인 거버넌스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세종도 실패한 정책이 있다. 세종 초기 화폐개혁을 할 때 동전을 백성이 사용하지 않으면 가산을 몰 수 했다. 당시는 물물교환을 하던 시절이었다.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었다.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 도성에 불을 질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백성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정치인이나 최고경영자는 위민(爲民)아 아닌 여민(與民)을 해야 한다. 어떤 일이건 함께 해야 한다. 차별 없이 인재를 발굴하고 토론을 중시하며 해법을 찾아 개선하는 소통의 세종 리더십은 공직자나 CEO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공감과 소통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며 이러한 현상은 리더십에도 요구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에서 중시되는 리더의 역할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멈추지 않고, 함께 부대끼며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세종의 창의적인 리더십은 소통과 화합, 창조와 도전, 배려와 상생,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의 차원을 넘어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여민(與民)의 즐거움을 실천한 지도력은 이 시대의 공직자들에게 사표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1418년즉위 후 7년간 가뭄이 계속되어 백성들이 기아의 고통에서 피골이 상접한 몰골을 헤아리다 못해 광화문 네거리에 가마솥을 걸고 내탕미(內帑米)로 죽을 쑤어 허기진 백성들의 굶주림을 채워주며,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솔선수범이 아닐까? 이 시대 모든 공직자는 국민을 섬기는 공복으로서 역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거제에서 시대의 흐름에 반하는 한 사례를 보자.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의 ‘계룡산 모노레일’사업추진이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시작한 사업이었다면 한 시민으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일의 순서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문제점을 의회, 관련 단체, 시민 등과 함께 공론화하여 연구하고 다양한 아이디어 창출을 통한 문제점 해결을 했어야 했다. 

더 나아가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계룡산 모노레일’ 사업의 필요성이 있다면 의회, 시민 등과 토론 및 공청회 등을 통하여 설치장소, 방법 등을 함께 공유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함에도 어느 한곳에서도 그러한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만의 독선과 불통으로 서둘러 일을 진행하는 모습은 시대에 맞지 않는 최악의 리더십인 동시에 거제 시민을 무시하는 태도인 것이다.

문제는 숨기는 대상이 아니라 드러내 해결하는 대상이다. 이것을 앞장서서 하는 사람이 바로 창조적인 리더다. 이것을 보고 아랫사람들이 배우고 자극 받으면 그 조직은 창의적으로 된다.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서 문제를 즐기는 지도자를 우리 거제 시민들은 필요로 하고 있다.

내 고향 거제에도 이제 시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창의적인 거버넌스 리더가 나와야 한다. 지금 거제의 어려운 경제를 대비하여 우리의 리더들은 과거에 무엇을 준비했는가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 그들은 우리와 무엇을 나누면서 함께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 시점에서 세종의 창조적 리더십의 문제해결 방식을 살펴보면서 우리 거제의 위정자(爲政者)들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첫째, 광문(廣問), 어떤 일을 항상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널리 묻는다.

세종은 늘 문제와 이를 해결할 정보를 찾아다니는 사람이었다. 왜일까? 내 생각이 그리고 당대에 통용되던 방법이 틀리지도 모른다는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진짜 문제를 보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서사(徐思), 심사숙고하여 익히 생각한다.

세종은 반대 의견에 관대하였다. 다른 말로 하면, 반대 의견을 창조적 다양성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역사상 세종만큼 반대를 많이 한 신하들이 득실거리던 때도 없었을 것이다. 사소한 문제부터 큰 것까지 그는 온통 반대를 안고 살았다. 그래도 그의 반대에 대한 관용은 도의 경지에 이르렀다.

셋째, 정구(精究), 정밀하게 대안을 추구한다.

세종 즉위 후 수년 동안 온 나라가 가뭄에 시달렸다. 보통의 왕 같으면 아마도 기우제를 지내 자신의 부덕을 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의 처방은 달랐다. 문제의 근원을 조선과 맞지 않는 중국의 역법이라고 파악했고 농사짓는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혀 다른 시각에서 문제의 본질을 본 것이다. 그는 집현전 학자들에게 새로운 역법을 만들 것을 주문했고 동래현 관청의 노비였던 장영실을 등용하여 하늘을 관찰하는 천문 기구를 만들게 했다.

넷째, 전치(專治), 성심을 다하여 결단코 일관되게 일을 추진한다.

범사전치 즉무불성(凡事專治 則無不成) 즉, “범사에 온 마음을 기울여 다스리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란 마음으로 주위의 숱한 반대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글 창제와 북방영토 확장이라는 큰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전치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거제의 위정자(爲政者)들이 매사에 "세종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늘 고민의 연속이라면 거제는 관광과 조선의 조화로운 발전을 이루는 영광된 도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수학에서 말하는 '경우의 수'를 배우는 것이다. 세종이 그랬던 것처럼 매사에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다스렸던 임사이구(臨事而懼,일에 이르러서는 두려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의 마음으로 위정자(爲政者)들이 거제를 운영했으면 하는 것이고, 세종을 통해서 생생지락(生生之樂,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산다)하는 거제시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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