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조선산업이 거제의 미래입니다 (2)
지속 가능한 조선산업이 거제의 미래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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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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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원 김성갑

앞서 기고문을 통해 조선산업의 문제점을 짚어보았고 이번에는 이에 대한 문제 해소를 위한 대안과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은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영이 일시적으로 어렵다고 정규직 또는 숙련공(고임금)은 줄이고 일용직(물량팀)을 양성하는 형태는 잠시 경영에 이익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크나큰 손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기업은 복지 사회를 이루기 위해 이윤 추구에만 집착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역사회 또한 노동자 편의 제공과 기업이 지역에서 원활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현재 거제시는 ‘조선산업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 사업’을 4개 분야 9개 사업에 걸쳐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도.시비 포함 877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고용안정, 경영안정, 동반성장, 제도개선 분야에 직업훈련과 특별융자, 요금감면, 기금지원 등으로 사업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제시의 지원은 기업과 지역이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동반성장과 지역경제 안정화 그리고 노동자 고용유지를 위함입니다. 기업에 예산을 지원하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조선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지켜내기 위함이지 사업주의 이익을 주고자 하는 일은 결코 아닙니다.

“산업의 구조와 임금의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하청에 재하청 그리고 일용직(물량팀)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생산성과 품질 그리고 안전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으며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노동자입니다. 노동자의 이직률은 지역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산업구조 개선으로 노동의 안정과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지금은 ‘워라밸’이 대세입니다.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합니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맞추는 문화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등장한 신조어입니다.과거 선배 노동자들은 적은 시급을 대처하기 위해 특근과 야근에 목숨을 걸 정도로 장시간 노동을 해 왔습니다. 조선업의 높은 노동강도와 많은 노동시간은 결국 노동자들의 건강을 비롯해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제는 임금을 올리기 위한 장시간 노동보다 노동강도에 따른 적정한 임금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2021년 최저시급이 8,720원이며 월 수령액은 182만 원 정도입니다.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수준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선소 노동강도에 따른 임금과 후생복지가 타업종과 차이가 없다면 굳이 조선소에서 노동을 하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과거 조선산업의 호황기에는 조선소 노동자는 급여가 많다는 말들이 있었고 실제로 많은 고소득자가 더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소 노동자들의 기본임금이 높은 것이 아니라 장시간 노동에 따른 소득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업구조, 임금구조, 후생복지 개선을 위한 노.사.민.정이 함께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에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노.사.민.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중앙정부는 일자리 위원회를 통해 적극 지원 발굴하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며 경제의 한 축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기에 거제시가 좋은 정책과 대안을 만들어 낸다면 정부의 지원은 확실할 것입니다.

인간이 노동을 하는 이유는 먹고살기 위해 즉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을 위해서입니다. 기본적으로 주거, 의료, 교육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고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금이 다소 저임금이라도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의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목적이기도 합니다.

결국, 노동자 복지증진 등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절대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인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거제시는 무주택자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확대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시는 미분양 주택과 아파트를 비롯한 원룸의 공실로 인한 물량이 많습니다. 집이 팔리지 않아 뜻하지 않은 1가구 2~3 주택을 보유하고 세금을 걱정하는 시민들 또한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가 나서서 매입하고 임대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같은 정책은 하청노동자 주거문제 해소와 주거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숙련공 확보와 이직률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또한, 청년들 결혼 시 임대주택 제공은 청년의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조선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둘째, 하청노동자 자녀들의 교육비, 학자금 문제를 해소해야 합니다. 양대 조선소 정규직 직원들은 자녀 학자금과 소정의 교육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는 일부만이 그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거제시 노.사.민.정과 경상남도교육청의 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를 위해 공립어린이집과 유치원, 직장 어린이집과 유치원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육비 관련,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일용직(물량팀)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며 협력사를 비롯한 하청노동자 자녀들의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셋째, 하청노동자들의 건강권 확보와 의료비 지원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원청 직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의료비 지원을 받는 것은 심리적 안정과 예상치 못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있습니다.

노동자 건강증진 사업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노.사.민.정이 나서야 합니다. 의료비 지원문제와 더불어 거제시 노동회관의 증설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대안 마련과 함께 조선 노동자 전용 공공병원 확보도 필요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화(토론)가 필요합니다”

필자가 주거, 교육, 의료 문제 해소를 위한 제언을 하고 있지만 더 나은 의견이나 정책, 대안을 가진 노동자와 이해관계인 등 거제시민은 얼마든지 많을 것입니다.

조선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특정인, 또는 특정 단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이해관계인들이 주체가 되어 양보와 타협으로 거제시의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여러 가지 정책이나 대안이 공론의 장에서 다양한 분들의 뜨거운 논의로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재하청 그리고 일용직(물량팀)의 구조적 문제 해소와 간격의 격차 해소는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단체, 개인 이기주의보다 상생의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훗날 우리 아이들에게 차별과 편견보다 공생과 상생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물러주는 것은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입니다.

조선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거제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것입니다. “거제시는 세계 조선산업의 메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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