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는 ‘수축사회’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가?
거제는 ‘수축사회’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가?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20.04.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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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박사 윤석봉
전)동의대학교 교수
전)거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禍(화)는 하나로 그치지 않고 잇달아 옴을 이르는 뜻인 화불단행(禍不單行) 과 같은 의미인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을 생각하면서 거제시의 주어지는 환경과 이를 극복하고자하는 거제의 책임 있는 위정자(爲政者)들의 능력의 용량을 보면서 우리 거제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한 후 내부 직원들과 소통 강화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독서토론’을 제안한 책이 홍성국 작가의 ‘수축사회’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진 책을 기반으로 거제경제의 어려움을 함께 생각하고, 공유하면서 대응책마련을 이번에 당선된 서일준 국회의원님, 변광용 거제시장님 그리고 거제시 도·시의원님들에게 던지고 싶습니다.

인류는 지난 500년 간 모든 것이 팽창하는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가기 시작했고, 경제의 규모도 산업혁명을 계기로 엄청난 속도로 팽창되어 왔습니다. 팽창의 시대는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부작용을 가지고 오기도 했지만 세계대전은 세계 질서의 재편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급격한 양적, 질적 팽창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팽창은 한계성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사항은 인구의 감소,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 고령화 및 환경문제(메르스, 코로나19 등)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 단순한 일회성 문제가 아닌 고착화된 현상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이를 “수축사회‘라 명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응방안을 이 책에서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경제사정이 녹록치 않고, 사회적 갈등이 확산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불확실해지는 작금의 현실이 순환적 과정의 한 단면이 아니라 커다란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지금까지 인류역사가 사회의 파이가 점점 커지는 팽창사회의 길을 걸어왔는데, 이제는 그 파이가 줄어드는 수축사회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입니다. ‘미래사회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수축사회‘가 될 것인가?’의 물음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할 수가 있습니다.

또, 수축사회 프레임이 올바른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국가의 경제현상의 상당부분이 설명된다면 그 논리에 귀 기울일 충분한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의 ‘America First’ 전략에서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움직임, 각종 사회적 갈등의 확대의 이면에는 세계경제의 파이가 줄어드는 negative-sum 현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면 그 갈등의 양상을 분명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수축사회로 가는 이유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첫째, 수축사회의 가장 기본 동력은 인구 감소입니다. 이는 수요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률을 낮춥니다. 팽창사회의 산물인 연금, 보험, 복지, 교육시스템이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둘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노동의 대체입니다. 생산성이 향상되는데 제품을 사용할 사람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셋째,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됩니다. PC, 스마트폰 등을 갖고 혼자서도 충분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공동체적 기반보다 이기주의가 팽배하게 됩니다.

결국에 인구 감소, 과학기술 발전, 개인주의가 서로 얽히는 화학작용을 거쳐 수축사회로 향하는 것입니다. 2차 동인(動因)은 문제에 대한 근본대책이 아닌 방법을 취하는 데에서 옵니다. 문제는 공급 과잉인데, 투자를 더 늘려서 해결하려 드는 것, 즉 많은 돈을 쏟아 부어 유예하거나, 정부가 부채에 의지한 성장을 꾀하는 식입니다.

근본 정책이 필요할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계속해온 결과, 수축사회가 더 빨라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80년대 중반 이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때 세계화는 경쟁과 투쟁을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켰고, 기초체력이 약한 국가들에게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 모든 것의 결과로 부의 불균형이 극심해졌습니다.

결국, 인구구조의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 개인주의라는 기초 환경이 사회 양극화를 만들어냈고, 세계화, 4차 산업혁명과 만나면서 수축사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축사회가 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점차 없어지고, 극심한 경쟁에 나서게 됩니다.

그래서 원칙이 없는 무한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힘에 좌우되는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게 됩니다. 세계경제에서도 WTO 같은 다자간 협상이나 ASEAN, NAFTA 같은 경제공동체들의 힘은 약화되면서, 오직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힘 대결이 일반화되기 시작합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단적인 예입니다. 또한, 수축사회에서는 생존이 가장 중요한 이데올로기가 됩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자유보다 빵을' 원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심지어 어느 정도의 독재도 용인하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됩니다. 이는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하면서 정권을 유지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미래를 내다보기가 힘들어지고, 파이의 크기 자체가 줄어드는 수축사회에서는 조금이라도 팽창사회의 요건이 남아 있는 곳으로 자본과 사람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수도권 집중화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축사회의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아예 경쟁 시스템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럼 수축사회로의 진전을 막을 수 있을까? 가장 궁금한 질문입니다. 저자는 큰 역사적 흐름이라 정답이 있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를 치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몇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법치국가, 상호부조의 확산, 신뢰의 회복, 다양성의 존중과 같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전체적 시각을 갖고,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며, 미래지향의 원칙에서 접근하자고 이야기합니다. 다시 말해서 서로 이해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사회문제의 해결을 팽창사회가 아닌 수축사회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쓴 첫 번째 이유라고 합니다. 앞으로 세계경제가 내리막길만을 걸을 것인지는 더 지켜볼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문에서 이런 현상들이 목격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사회적 문제들을 보고 본질적 문제들을 고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거제시의 주어진 환경과 일어나는 현상들을 수축사회 기준으로 일부분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거제시 인구 감소
(지난 3년간 8897명 감소, 2019년 12월 기준 24만8276명 거주, 2019년 지난 1년간 세대수 1194가구 증가, 2020년 예산 1조원)
: 수요의 감소와 공급과잉 초래
▪ 수도권 인구 집중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 이상)
: 일자리 찾기 (수도권 공화국)
▪ 조선업계의 5G 이동통신∙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가속화
: 산업재의 세계 교역량 감소와 설비의 축소, 자동화 공급
▪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에 매각 문제
: 추가적인 설비축소와 인력 감축의 구조조정, 종속적인 수주
▪ 자살률 OECD 세계 1위 국가, 경상남도에서 자살률 1위 거제시
▪ 거제시 vs 여수시 (2019년12월 기준)

 

우리 거제시는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수축산업형인 조선 산업이 설비축소와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에 합병으로 인한 종속적인 수주결정권을 가지므로 해서 거제시 경제는 힘든 시간들을 보낼 것으로 예상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여수시는 지난 5년 연속 1,3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도 인구감소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지방자치 단체가 유동인구의 유입을 위해서 관광산업을 주도하는 시점에서 관광 공급과잉을 극복하는 우리 거제시의 해법이 있는지 거제시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 묻고 싶습니다.

거제의 위정자(爲政者)들이 시민만을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영달(榮達)에 매달려 시민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여 정치가 실종되고, 권력투쟁만 활발하듯이 팽창 사회적 사고의 한계를 넘지 못하여, 수축사회를 막는 해법이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현재의 파이 쟁탈전에만 몰입하는 모습이 또한 우리 거제 시민들을 슬프게 합니다.

서일준 국회의원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거제 정치의 새로운 변화인 세대교체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축하의 기쁨보다 엄중한 현실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해법을 찾는데 지혜를 모으시리라 믿습니다. 기성세대의 자기 치적을 나열하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함께 힘을 합치는 협치(協治) 즉, 거버넌스(governance) 정치력을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거제시민 모두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경쟁한 문상모 후보, 김해연후보 등 거제의 인재들과 함께 힘을 합치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당선인사차 시장님과 시의회 의장님을 만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큰 기쁨과 시민들에게 안도감을 주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앞으로 변광용시장님과 조건 없이 정기적인 만남을 통하여 거제문제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거제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맏형으로서 역할을 해주실 것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많은 공직생활과 거제를 사랑하는 마음들이 충만하기 때문에 거제시민들은 의원님을 믿겠습니다. 어느 시민의 목소리처럼 “바뀌니까 정말 다르구나!”를 모든 거제시민들은 함께 느끼고 싶어 합니다.

변광용 시장님! 시장님은 지난 1월 9일 창원에서 개최한 ‘2020 경남사회혁신 국제포럼’에 다녀오셨고, 그 곳에서 스웨덴 말뫼를 ‘말뫼의 눈물’에서 ‘말뫼의 기적’으로 이룬 일마 리팔루 말뫼 전 시장님을 만나서 거제까지 동행하면서 많은 것을 공부했으리라 믿습니다.

리팔루 전 시장님은 당선되자마자 우선적으로 권력을 나누었고, 모든 정책 기조를 정치-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노력했습니다. 또한 시민들이 ‘우리가 이 변화의 주체’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도 가장 중요한 원칙이며, 그럴 때 시민들에게 자부심이 생기며 그것이 바로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거제 시민들은 시장님과 관련 공무원 그리고 시민들의 노력으로 거제시 예산 1조원시대를 열어나가는 모습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제가 수축사회로 가는 모습에다 대우조선의 합병까지 겹치는 화불단행(禍不單行)의 처지에 놓인 시민들은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가 없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습니다. 정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거제 시민들은 시장님이 성공적인 시장님으로 기억되길 원합니다. 그 이유는 시장님의 성공이 바로 우리 거제의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진영논리로는 거제를 살릴 수가 없습니다. 상생(相生)이란 부모와 자식 관계처럼 남을 위해서 내가 먼저 행할 때 스스로 이루어진다고 정법시대의 진정스승님이 말씀하셨고, 내 방식대로 밀고나가는 것은 사생결단(死生決斷)이라고 했습니다.

시장님! 진영논리를 초월한 정치적·사회적 합의를 만들 수 있는 거제 미래를 위한 “거제를 위한 태스크포스(Task Force) 구성”을 진심으로 제안합니다.

거제의 위정자(爲政者)들이여! 초심의 마음으로 시민만을 위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시민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혹 그로인한 다음 공천을 받지 못한다하더라도 시민의 후보로 우리 거제시민들이 모시겠습니다. 여러분 곁에는 우리 거제시민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은 거제시민에게서 나옵니다. 중앙정부와 힘 있는 정치인의 눈치를 보면서 일신상의 이득만을 추구한다면 역사적인 죄인이 될 것이며, 훗날까지 회자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월급은 거제시민이 주고 있고, 여러분의 주인은 거제 시민들입니다. 이를 잊지 말고 명심해야 합니다. 거제의 수축사회를 대비하는 정치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모습을 거제시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제 거제의 위정자들이 할 일은 거제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입니다.

나를 위하고, 내 가족을 위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은 여러분의 것이 아니라 거제 시민과 이 나라의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내 것은 이 사회에 모두 다 있으며, 이제 우리 모두는 공적인 삶의 명분을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나는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거제시민 여러분! 우리 거제시민이 중앙 정치인들로 인하여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으로 갈라서야 되겠습니까? 우리의 공동 목표는 거제를 지속가능한 삶이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동네 형·동생들이고, 학교 선후배들이고, 가족들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힘을 합쳐서 수축사회로 가고 있는 거제를 살려야 합니다.

본격적인 수축사회 진입까지 대략 5년 정도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 만큼 지금 이 순간들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분열되고 사사로운 이념의 감정으로 틈을 보이기 때문에 거제의 위정자(爲政者)들이 우리 거제 시민들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권력이 중앙당 또는 힘 있는 자들로 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에게 권력을 주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권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가르쳐야 주어야 합니다. 모두가 우리 거제시민들의 잘못입니다. 거제 시민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자신들이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還元)하는 정치인이 누구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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