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를 타면 맑은 바다 속이 다 보여요”
“카누를 타면 맑은 바다 속이 다 보여요”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7.05.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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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장목 관포어촌계 운영 ‘투명카누’ 거제시민과 관광객 발길 이어져

“우와! 정말 물 밑이 다 보여요, 아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라색 구명조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황색으로 바꿔달라고 투정하던 아이가 환희에 찬 감탄사를 연발했다.

주변에 아랑곳 않고 오로지 자기감정에만 충실해 연방 소리를 지르지만 주변의 어느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이 없다.

거제시 장목면 관포마을을 찾은 시간이 지난 5월말. 주말을 이용해 ‘투명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이 마을을 찾았다.

관포어촌계(계장 박성구)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투명카누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들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소문까지 더해져 궁금증을 더욱 부추겼다.

관포마을에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닭섬, 그곳을 향하는 입구 한쪽 공터에 주차장을 겸한 투명카누 대여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투명카누를 타고 바다로 나간 사람들이 있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투명카누를 탈 준비를 하는 가족들, 연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투명카누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노 젓는 방법도 쉬워 금방 배울 수 있어 처음엔 부모들이 노를 젓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이 서로 젓겠다고 할 정도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저기구입니다.”

정식 명칭으로 ‘관포항 투명카누’를 운영하는 박정환 팀장은 투명카누의 장점을 그렇게 설명했다. 여기에 맑은 바다 속을 볼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어린이들에게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는 것.

특히 닭섬 주변의 바다가 수심이 얕고 선박들이 거의 운항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거의 없어 투명카누장을 운영하기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이 없더라도 관포항 투명카누장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딱 적당한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입지여건이 탁월했다. 닭섬과 어우러진 아담한 관포항과 주변 어촌마을 풍경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늑하고 아름다웠다.

“어촌마을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개장한지 이제 3개월 정도 되는 관포항 투명카누장은 조금씩 입소문을 타서인지 주말이면 가족단위 시민들이 주요 고객이고 가끔씩 관광객들도 찾는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이처럼 새로운 즐길거리에 목말라하는 거제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는 투명카누는 박성구 관포어촌계장과 박정환 팀장 부자(父子)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어촌계 수익 향상을 통한 마을발전에 고민하던 아버지와 관광버스 기사로 전국을 누비며 수많은 관광콘텐츠를 섭렵한 아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투명한 FRP소재로 제작된 투명카누는 강원도 삼척의 장호항과 제주도 쇠소깍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관광버스로 전국을 누비던 박정환 팀장이 고향인 관포에 접목시키기 위해 눈여겨 봤던 곳도 장호항과 쇠소깍이다.

어촌계장인 아버지와 의기투합한 박 팀장은 투명카누장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고향으로 귀촌귀어도 함께 추진했다.

아버지 박성구 계장의 어촌계 발전이라는 과제를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통해 실현하고 싶은 아들로서의 사명감까지 더해진 결정이었다.

그렇게 귀어귀촌을 결정하고 나서 박 팀장은 투명카누장을 실현시키기 위해 삼척과 제주를 몇 차례 방문하며 사업타당성을 검증한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콘텐츠만 조금 더해지면…”

투명카누장을 운영하기까지 박성구 어촌계장과 박정환 팀장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특히 사업허가를 얻기까지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허가를 담당하는 행정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섭섭함도 있어 보이는 눈치다.

거제시의 적극적인 관광산업 육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허가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또 주변의 닭섬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구름다리 설치와 해안변 데크 설치를 통한 산책로 조성을 건의했지만 묵묵부답의 상황이다.

박성구 계장은 투명카누 사업 하나만으로는 관광객들을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관포위판장과 수산물판매센터가 있지만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닭섬과 그 주변을 활용한 콘텐츠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는 신념이다.

박성구 계장은 “마을발전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고 행정과 마을주민들을 상대로 각종 사업을 제안했지만 제대로 된 호응이 없어 안타깝다”며 “젊은 사람들이 마을로 돌아오고 어린 아이들이 뛰노는 마을풍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과 주민들의 노력을 통해 어촌마을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성구 계장과 박정환 팀장 부자는 투명카누장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콘텐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정환 팀장은 “투명카누장을 2~3년 운영하다 보면 새로운 것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또 한화리조트가 완공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약간의 콘텐츠가 더해 진다면 어촌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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