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라
[성명]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라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9.10.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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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거제시위원회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자랑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이 힘들 때마다 그랬듯이 지금도 거제시 곳곳에 ‘대우조선 힘내라’며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시민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울 때 기꺼이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왔다.

그렇게 시민과 대우조선해양이란 회사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라는 재벌에 의해 무리한 매각절차가 진행되면서 이 오랜 전통이 깨지기 시작했다.

지난 6월 3일 현대중공업이 실사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정문 진입을 시도했고,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인 매각에 반대해 온 범시민대책위 소속 시민과 노동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문제 삼아 선두에 서서 실사를 저지한 한은진 정의당 전 거제시위원장을 비롯한 6명을 업무방해로 고발했다.

시민들이 나선 것은 그 부조리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가 나서서 재벌 상속에 대한 특혜를 주는 일에 분노했다. 함께 해온 가족 같은 기업이 이러한 특혜에 부당하게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둘러메면서까지 이를 저지하려고 했다.

기업이 영속해야 하는 이유가 이와 같이 기업을 지키려고 하는 시민들이 아닌 소수 재벌에 대한 특혜와 몇몇 관료들의 실적 쌓기가 된다면 대한민국에 정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에 거제시민들은 사소한 이견은 차치하고 하나되어 온몸으로 매각을 저지하고자 한 것이다.

설령 산업은행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해도, 적어도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이라면 자신의 친구, 동료, 가족인 시민에게 재갈을 물리기 위한 무리한 고소 고발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과 공감하며 교류하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고소 고발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손쉬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시민과 노동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노동자와 시민 공동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과연 영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성근 사장은 지금이라도 즉각 고발을 취하하고 시민들에게 다시 돌아와야 한다. 매각을 철회할 권한이 없다면 적어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산업은행에 제시하고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산업은행과 현대 자본에 휘둘리는 것을 부끄러워해야하고 임직원의 가족과 친구를 갈라치는 것을 두려워해야한다. 사장의 임기에 연연하는 것이 아닌 사장으로서 시민과 더불어 영속할 수 있는 기업을 길러내는 것에 몸 바쳐야 한다.

대우조선해양과 그 경영진에 요구한다. 우선 범시민대책위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라. 그리고 그대들이 진정 회사의 일원으로서 살아오며 염치를 배웠다면 고작 몇 개월간 자신들의 부귀영화가 아닌 자신들을 그만큼 살게 해준 회사와 그 회사를 지탱하는 공동체의 회복을 도모하라. 그렇게 당신들만 누리는 회사가 아닌 다음세대에도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물려주기 바란다.

2019년 10월 2일

정의당 거제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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