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기 포로수용소 관련 기록물 100여 점 국내 첫 공개
한국전쟁기 포로수용소 관련 기록물 100여 점 국내 첫 공개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8.12.0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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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전시 공동개최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정전 65주년기념 <전쟁포로, 평화를 말하다> 전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영 국회위원을 비롯, 폴란드와 네덜란드 대사 등 주요인사를 비롯한 관람객 1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거제시는 한국전쟁기 포로수용소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을 위해 수집한 기록물의 활용과 전 국민 홍보를 위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함께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에 앞서 올해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와 용역을 체결해 진행한 <포로수용소 세계기록유산 등재 용역> 최종보고회에서는 유관기관 단체장 등 거제시민 50여명에게 그간 추진사항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수집 기록물 소개, 홍보 영상물 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최근 NARA 등 국외에서 새로 발굴해 국내 처음 소개하는 아카이브자료(사진+영상+문서 등) 110여점과 함께 실물자료(유물)도 전시하는 특징이 있다.

전시는, 포로의 구성(1부), 수용소 설치(2부), 포로 생활(3부), 포로들의 갈등(4부), 그리고 송환(送還)·미송환(未送還)·중립국(제3국) 등 포로의 최후 선택(5부) 등 시간적 순서로 전개된다.

지난해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한차례 열린 사진전과 비교하면 문서와 실물자료, 동영상이 추가 전시돼 한층 더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거제시는 작년과 올해 두해에 걸쳐 국내외 포로와 수용소 관련 기록물을 수집해왔으며, 내년에 신청 접수가 뜨면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각 국의 기관들과 공동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만큼 국외기관의 동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거제시장은 개막식에 참여한 폴란드와 네덜란드 대사와 따로 환담을 갖고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환영사에서 “이번전시가 남북한을 비롯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 해에 무려 세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만큼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완연하므로, 이번 전시가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에 온기를 불어넣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전시내용 

피난민이 포로가 되는 과정을 찍은 연속 사진, 북한 포로수용소에 억류됐다가 귀환(歸還)한 미군 흑인 포로 사진은 그간 공개되지 않은 희귀한 자료다.

그간 수용소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는데, 각 수용소 위치(좌표)가 표시된 지도와 사진, 수용인원을 알려주는 문서와 함께 북한 포로수용소 위치가 표시된 지도가 발굴되어 남북한 포로수용소에 대한 기초정보도 학계에 제공되리라 여겨진다.

최근(2018년 8월) 지상파방송을 통해 일부만 소개된 <거제 포로수용소 ‘포로 올림픽’> 전체 영상을 이번에 공개한다. 여기에 <북한 벽동수용소 ‘포로 올림픽’ 화보집>도 나란히 전시된다.

이를 통해, 세계 냉전체제속에서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을 인지하면서도, 포로를 대하는 자세 등 체제의 우월성을 경쟁적으로 선전(宣傳)하는 양(공산주의-자본주의) 진영의 모습을 뚜렷하게 엿볼 수 있다.

거제포로소장 도드 납치의 배후 주범으로 지목돼 구금된, 북한군 지도자 박사현(박상현)의 석방(?)을 요구하는 나무판, 경남 거제·통영 포로수용소 부지(敷地) 강제 징발(徵發) 문서도 실물자료로는 처음 공개된다.

최근 수용소에서 포로에게 들려준 음악 곡목이 찾아졌다. 음악도 포로 재교육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유엔군은 음악교육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 확산에 활용했다. 수용소 내에 운영된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허용된 노래를 반복적으로 틀었다.

공연단·합창단 구성과 공연, 그리고 악기 제작도 장려됐다. 금지곡은 <적군가>, <인터내셔널가>, 북한 및 김일성 찬양가 등이었다. 포로들이 듣던 여러 곡목 중, 6곡을 전시장 체험코너에서, 당시(1930~1950년대초 전쟁이전) 음원으로 들려준다.

이들 음원 중 2곡(아리랑, 비창<베토벤>)은 개막 때 박물관 클래식공연단의 연주되기도 하였다.

양(사회주의-자본주의) 진영 모두, 포로의 대우(對偶)에 대한 1949년의 제네바 (제3)협약의 준수를 약속했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전쟁터. 불확실한 미래에서 생존의 희망을 찾는 외로운 존재가 포로이다.

누군들 전쟁을 원하고, 누군들 포로가 되길 원하겠는가? 참전(參戰)도 그렇지만 포로가 되는 과정에 기구(崎嶇)한 사연이 너무도 많다. 8살 남자아이 포로, 아이를 동반한 여자포로, 월남한 거제 포로수용소 문관 아버지와 북한군 포로 아들의 상봉일기 등.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6·25전쟁 최대 인도주의 실천 사례인 흥남철수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하는 새 자료가 추가 발굴돼, 이번 전시에 공개된다.

흥남철수시, 흥남 피난민과 부두 폭파 전후의 흥남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철수이후 거제에서의 생활모습을 담은 자료가 그것이다.

그간, NARA 등 해외 발굴 한국 관련 아카이브자료는 문서류에 치중된 경향이 높았다. 최근 발굴된 6·25전쟁 포로 등록 및 생활, 귀환하는 유엔군 포로와 송환되는 북한군 포로들 등 영상 6편을 공개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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