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인간의 ‘영역’은 얼마나 될까?
[KISTI의 과학향기] 인간의 ‘영역’은 얼마나 될까?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8.09.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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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 보면 자주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전봇대나 나무에 소변을 보는 것. 자신의 체취를 남김으로서 영역 표시를 하는 것이다.

영역표시는 동물의 본능이다. 곰은 발톱으로 나무를 박박 긁고 멧돼지는 흙을 판다. 이처럼 많은 동물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역 표시를 한다.

그런데 인간에게도 영역이 있을까? 영역이 있다면 얼마나 될까? 먼저 [관계]의 영역.

이에 대한 재미있는 이론이 있다. 진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가 제시한 던바의 수(Dunbar’s Number) 가설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인간이 친분을 맺는 사람의 숫자는 최대 150명을 넘지 않는다. 이는 SNS로 인간관계가 급격히 넓어진 현재에도 유효하다.

던바 교수는 “인간 뇌의 인지 능력은 무한이 아니다”라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는 한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 하는 연구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빈 의과대학 베네딕트 푹스 교수의 연구. 푹스 교수는 실제 온라인 게임에서 이뤄진 여러 인간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자료는 3년 반 동안의 기록이며, 대상 인원은 40만 명에 달했다. 그 결과 최대 동맹(alliance)의 수는 136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던바 교수의 주장이 맞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공간]도 영역이 있을까? 놀랍게도 [관계]와 같이 사람의 공간 영역도 한정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덴마크공대 레만 박사는 전 세계 4만 명의 스마트 폰 사용자들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이 주로 머무는 영역은 25개 수준으로 드러났다.

신기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영역에 등록되면 기존에 있던 장소 중 한 군데가 지워진다는 것이다 마치 용량이 정해져 있듯이.

이런 일련의 연구들은 인간의 영역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욕심부리지 말고 사소한 주변부터 알차게 챙기라는 의미는 아닐까?

글 김청한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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