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전 타결 위해 수용할 수 있는 내용 내놔라"
“꽉 막힌 단체교섭을 풀어나가기 위해 노동조합은 상호 입장을 좁혀나가기 위해 매일 교섭을 제안하는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돈 줄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이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휴가 전 타결은 물 건너 갈 수 있다.”
“경영진을 제어하고 노사관계를 좌지우지 하는 산업은행의 결단에 따라 노동조합의 투쟁도 달라질 수 있다. 2018년 단체교섭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노사관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결정만 남았다.”
대우조선해양 올해 단체교섭이 4개월째 진행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우조선노조는 “책임을 갖고 단체교섭을 풀어가야 할 사측은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와 산업은행은 사람을 줄이고 비용절감만을 위한 구조조정 추진에만 혈안이 되어있어 휴가 전에 마무리돼야 할 단체교섭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번 단체교섭 주요 내용은 치솟는 생활물가에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며 3년간 동결된 기본급(4.11%)을 인상시켜달라는 것이다. 불공정한 인사평가, 경쟁보다 충성심만 불러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일호봉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에 의존한 생산 방식과 사람만 줄이는 인력운영으로 생산인원이 축소되면서 더 세지는 노동 강도에 따른 보상체계와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성과급 지급기준 마련이다.
대우조선노조는 “대우조선해양 구성원은 그 동안 기본급을 반납하고 무급휴가 등 혹독한 고통분담으로 생계는 파탄 날 지경이었고, 오죽하면 자녀 학원비를 끊고 금융 대출을 받아 생계비를 충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영진과 산업은행이 철저히 망가뜨린 회사와 구성원을 살리기 위해 노동조합은 위기순간 마다 희생과 고통을 감내하는 대승적 결단을 내렸고, 안정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세계일등조선소를 만들어 왔다”며 “세계 제일의 품질과 생산 공정을 준수하기 위해 피땀 흘려온 우리지만 3년간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결과 구성원의 삶은 무너졌고 일터는 황폐화됐다”고 말했다.
그들은 “삶이 파탄 났음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땀범벅이 될 정도로 살인적인 더위에 맞서 경영정상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헌신과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과 산업은행의 부실 감독으로 인해 망한 회사를 정상화 시키면서 흘렸던 구성원에 대한 땀의 대가를 보상하고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노조는 이어 산업은행이 자율적 노사관계에 개입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지만 산업은행의 관리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근 산업은행의 지배하에 있는 현대상선 노사의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사건은 자율적 노사관계 개입을 넘어 노조 권리마저 침해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자율적 노사관계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제는 회사 뒤에 숨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대우조선해양도 사업예산과 집행, 경영전반에 대한 보고와 함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자율적 노사관계까지 개입하는 산업은행은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노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수주실적 증가, 드릴쉽 매각, 유가상승 등 대내외적인 환경개선으로 위기에 처했던 회사 경영여건이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7330억 원으로 6년만에 흑자전환 했다. 올해도 수주실적이 오르면서 1분기 영업이익만 2986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