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제시, 인재활용도를 높여라
[기고] 거제시, 인재활용도를 높여라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8.01.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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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박사 윤석봉
전 동의대 수학과 교수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사물의 도리를 깨닫는 경지에 이름을 뜻하며 사물이나 환상 속에 숨겨져 있는 바른 이치를 연구하여 나의 지식을 명확하게 함을 말한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던 조선이 무너졌고, 해운이 휩쓸려나갔고, 최근에는 자동차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다가간 한국 주축 제조업이 모두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크다.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제조업’이며 그래서 “미국 독일 일본 중국마저 ‘제조업 부활’ 정책,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U턴 정책’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6년 전인 2000년 9월, 스웨덴의 3대 항구이며 조선도시인 말뫼의 현지 언론이 ‘말뫼가 울었다’고 대서특필했다. 말뫼에 있는 코쿰스(Kocums) 조선소의 1500t 골리앗크레인이 현대중공업으로 단 돈 1달러에 팔려 울산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100여 년 동안 세계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가 너무도 황폐화돼 가는 것에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선진국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3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우리의 현실로 다가왔다. 그들이 직면했던 문제를 만약 기업과 정부가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예측해 사전에 충분히 대비했다면 이런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만사 그렇지만 특히 지방정부 경영에 있어서는 잘될 때가 가장 위기다. 잘될 때는 자만에 빠지고 현실에 안주해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위기는 우리 주변에 항상 도사리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오고 지방정부는 하루아침에 부서진다. 지금이 제일 걱정이다.

우리가 진심과 성심의 마음가짐과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깊은 생각으로 거제의 발전에 힘을 기울였다면 선진국의 사례에서 조선사업의 호황이 영원하지는 못할 것이란 생각에 이르게 되고 또한 미래를 준비했다면 지금의 어려움이 조금은 완화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향 거제에 온지도 5년이 되어간다. ‘거제의 문제점이 무엇일까?’ 나는 늘 생각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에게는 상대방을 포용하고 배려하는 정치가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공존’과 ‘공생’이다.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 그리고 이를 독점하고 사유화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누려는 자세야말로 불안한 거제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이어야 한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무균실에서 사는 삶과 같다. 결코 행복한 삶도, 사회도 아닐 것이다. 근육세포에 스트레스를 주어야만 근력이 생기듯이, 우리 사회도 갈등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을 해결하며 성장해 간다. 결국 인간의 역사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갈등을 에너지로 전환하며 발전해온 기록이다. 갈등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이 곧 사회발전의 토대가 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갈등은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갈등은 분열과 폭력의 도화선일 수도 있고, 발전과 통합의 씨앗일 수도 있다. 때문에 ‘합의의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갈등으로 인해 낭비되는 비용을 줄이고, 분열된 사회를 합의의 기술로 잘 봉합해야 우리 경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합의’라는 결과만 강조하고 그 절차를 무시한다면 또 다른 억압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6월 13일은 거제시장 선거가 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를 이끌어가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의 주축으로서 거제시장에게 기대하는 덕목과 자질도 시대의 흐름처럼 변화한다. 그러한 덕목은 거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분석, 혜안을 바탕으로 하기에 거제시장의 권한이 확대되고 강화될수록 그가 부담하고 헤쳐가야 할 문제와 마련해야 할 청사진이 더욱 커지고 막중해진다는 상관관계가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거제시장으로 뽑아야 할 것인가? 거제시장은 최소한 청렴한 사람, 도덕성을 갖춘 사람, 사명감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해서 행정경험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거제시장의 생각이, 의지가, 능력이 우리 거제의 미래의 방향과 삶의 질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물을 보지 않고 인간적인 정 때문에, 같은 학교 출신 때문에, 같은 정당이기 때문에 등 다양한 인과관계로 인하여 우리는 선거를 해왔다. 우리의 선택에 대하여 지금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는가?

이번 거제시장 선거만은 그 사람의 공약을 보고, 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그 사람의 거제에 대한 미래를 들어보고 결정하자. 우리는 똑똑하고, 현명한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공부해서 후보자를 선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나와 내 가족부터 후보에 대하여 함께 논의해보고, 그들이 개최하는 공청회도 함께 참석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보자.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지도자의 덕목으로 한 가지 더 주문하고 싶다.

정책을 펴는데 있어 전문가와 시민간의 균형 있는 정책입안을 할 줄 아는 시장이었으면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 없는 일방통행 정책은 반드시 시민들에게 외면 받는다. 한발 늦더라도 시민들의 동의를 구할 줄 알고 시민 동력을 시정에 반영하는 것이 대의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 거제는 어떻게 변모했을지 기대가 될 만큼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한 발전가능성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 세계가 인정한 청정한 천혜의 자연환경일 것이다. 다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이를 원형으로 방치한다는 것으로서 가치를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원형을 해치지 않는 개발과 보존을 통해 자연이 선사하는 무형적 가치를 상품화하고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1만 4천 피란살이 장승포 휴먼다큐’를 응모해서 전국 유일하게 ‘주거지지원형’에 선정되어 사업비 162억원을 지원받게 되었다. 담당공무원과 장승포지역 관계자의 열정으로 만들어낸 성과에 대하여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정제된 마음으로 사업을 잘 이행해서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조선업 침체로 인한 인구이탈 및 골목길 상권 악화로 신음하고 있는 장승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모범적인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이 사업과 연계한 흥남철수 기념공원 조성사업, 지심도 개발사업, 장승포항 야간경관 개선사업 등과도 연계해 거제시 관광사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왜 일까?

우리 곁에 있는 통영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통영의 미륵도관광특구 내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신아sb 폐조선소 부지를 국제적인 해양관광 거점시설로 탈바꿈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으로 이번 공모에 참여해 전국 최대, 전국 유일의 ‘경제기반형’ 사업으로 선정되어 1조 3000억원을 지원 받게 되었다.

무엇이 다르기에 이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었을까? 우리 거제의 정치권이 거제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과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정당과 이념을 떠난 하나 된 마음의 거제를 표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제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면 관광에 있어서 행정은 행정, 의회는 의회, 기관은 기관, 포럼은 포럼 등 일관성과 연관성이 없이 각자 자기목소리만 내는 코미디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관광도시 거제만들기 시민원탁회의’와 같은 거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좋은 아이디어 개발하고, 거제대학을 비롯한 지역 대학들의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우리 모두가 함께 염원하는 거제의 큰 그림을 주도하고, 통합하고, 포용하는 그런 지도자가 지금 거제에는 필요하다.

우리가 왜 거제시장을 잘 선출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는 무엇일까? 미래는 땅 위의 길과 같다고 생각한다. 원래 땅에는 길이 없었지만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처럼, 미래 역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깊은 마음으로, 진심으로, 성심으로, 간절함으로, 열정적으로 우리 거제시민을 사랑하는 사람이 거제시장이 되었으면 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시장님을 만들어 보자.
우리도 사랑하는 시장님을 만들어 보자.
시장님이 우리거제의 희망이었으면 한다.
거제의 자부심으로 큰 정치인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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