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따사로운 봄 바다의 불청객 ‘농무’
[기고] 따사로운 봄 바다의 불청객 ‘농무’
  • 거제뉴스아이
  • 승인 2017.03.2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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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해양경비안전서장 총경 박상춘

어느새 매서운 한파가 지난 자리에 따사로운 햇볕이 스며들어 새 생명을 움트게 하고 있다.

남해안 봄의 향연에 이끌러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국립 한려해상공원, 휴양지로 찾아오고, 한적했던 시골 들녘에 봄 향을 가득 품은 산나물 캐는 마을주민 모습에 다시금 봄이 왔음이 느껴지고 있다.

봄은 어업인들에게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로 나가도록 따사로운 봄의 기운을 선사 하지만, 평화로운 남해안의 봄 바다에도 불청객이 하나 찾아온다.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해수면의 영향으로 매년 3월부터 7월까지 바다에는 짙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 시기를 ‘농무기’라 하며, 해양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난 3년간 농무기(3~7월)에 남해안에서 발생한 해양사고는 214건으로 전체 발생한 해양사고 493건 중 44%를 차지하였다. 또한 저시정(*1km이하)은 3년간 55일 중 48일(86%) 설정되었다.

바다의 안개는 폭풍우나 태풍과 달리 사전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들어 조업 및 항행하는 선박들에 피해를 일으키므로, 농무기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양 종사자들의 무리한 선박운항 자제와 바다 이용자들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

선박 운항자는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켜야 된다는 생각으로 출항하기 전 선박의 눈인 레이다를 비롯하여 항해·기관장비 등 작동상태를 점검 하고, 해상 기상을 꼭 확인 후 시정이 제한될 때에는 해사안전법의 항법 규정을 ‘꼭’ 준수 등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7월 통영시 화도 남서방 1㎞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을 마치고 입항 중 짙은 농무로 인하여 암초에 좌초 되어 인명과 물적 피해가 발생하는 등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를 터전으로 생활하는 해양종사자의 농무기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통영해양경비안전서는 농무기 해양사고 예방과 구조즉응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해상수난구호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민·관·군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해양사고 발생 대비 관계기관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점검단을 구성하여 유·도선과 낚시어선 등 다중이용선박을 대상으로 안전점검 및 항법준수 교육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잦은 농무가 발생하는 연안 협수로와 주요 통항로에 경비함정을 중점 배치하여 관리하는 한편, V-PASS(선박위치발신장치), VHF, SSB 등 통신 가용수단을 활용한 해양기상 등 다양한 항행 안전정보를 제공하여 안전하게 운항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해양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 및 간담회를 통해 농무기 안전운항 위해요소, 안전수칙 등 선박운항자의 안전의식 함양과 바다를 이용하는 행락객, 다중이용선박 종사자에게 농무기 안전수칙을 홍보하여 사고 예방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발생하는 농무기 해양사고의 예방은 관계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해양종사자 스스로가 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선박 안전운항 준수’가 최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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