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책임감과 추진력 요구되는 이장(里長)의 길
[기고] 책임감과 추진력 요구되는 이장(里長)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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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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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국/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회복지교육발전특별위원장

주민들에게 친숙한 이름인 이장(里長) 또는 통장(統長).

사전적 의미의 이장은 마을 출신이거나 마을에서 장기거주한 이력이 있는 등으로 마을 공무사항이나 주민치안, 범죄예방, 민원처리 등에 대한 관리책임을 지게 되는 사람이다.

시장과 면‧동장 다음으로 해당 지역과 주민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도맡는 책임자라 할 수 있다. 특히 다수 주민들과 소통하며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이끄는 ‘지역 일꾼’으로서의 책임감이 요구된다.

필자는 연초면 소오비마을 개발위원장으로, 그리고 이장으로 수년째 일해오며 다양한 대소사를 마주했고 처리하면서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몸소 느꼈다. 때론 힘들고 때론 지쳤지만 그 보람은 컸던 것 같다. 거제의 다른 도심지역이나 다른 마을들도 각자가 처한 현안과 민원이 있는 가운데, 소오비마을 역시 도심과 외곽의 경계에 놓인 특수성으로 인해 여러 가지 현안을 헤쳐나가야만 했다.

만 6년 전의 일이 떠오른다. 당시 30여년 가까이 소오비마을에서 운영되던 폐차장이 인근으로 옮겨간 뒤였다. 관련 시설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폐유 등이 토양으로 흘러내려 토양과 하천의 오염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을 맞았다. 폐차장 터 곳곳에서 폐유가 고여나왔는데, 하필 지척에는 주민들의 논밭이 있었고 연초천으로 이어지는 마을 하천이 있어 심각성을 더했다. 흡착포가 뿌려져 1차적 차단은 했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당시 필자는 부지 전체에 대한 오염도 조사와 폐기물 불법매립 여부 등 파악을 촉구했고, 조사 후 원상복구와 환경영향평가를 해야만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는 점을 행정에 거듭 강조했다. 지역언론에도 이 같은 심각성을 알려 보도가 되기도 했다. 거제시 행정도 이에 공감했고 부지정리작업을 맡은 철거업체 등과 함께 조사 및 복구에 나서 가까스로 토지 안정화를 마무리하게 됐다.

폐유 오염 문제가 돌발 상황이었다면, 마을 도로 확충은 ‘주민숙원사업’이었다. 소오비마을이 전원주택 건립지로 각광받으면서 신축 붐이 일자 유동인구와 차량은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자체는 ‘농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택시회사까지 입점해 있어 인구와 차량이 동시에 불어나는 지역으로 꼽혔다. 그런데도 차량교행이 힘들 정도였던데다 주민의 보행권마저 위협받는 실정이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행정에 지속적인 건의를 한 끝에 2013년 1월부터 연초도시계획도로(소로 1-17호선) 개설 공사가 추진돼 작년 4월부터 착공하기에 이르렀다. 도로 너비 문제로 다소 홍역을 치렀지만 시원하게 뚫린 아스팔트 도로를 최근 준공해 주요숙원사업이 결실을 보게 됐다. 도로 250m 구간에 주민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인도 설치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마을 현안을 처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주민들의 최전선에서 고민하며 슬기를 짜내고 행정과도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추진력이 요구된다. 지금도 불철주야 주민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거제의 여러 이‧통장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들이 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주민들의 격려도 다시 한 번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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